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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빛깔을 간직한 나라 - 모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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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과 소리

다채로운 빛깔을 간직한 나라 - 모로코

사하라에서의 밤

 

 

다채로운 빛깔을 간직한 나라 - 모로코

 


 

 


유럽대륙이 끝나고 아프리카가 시작되는 땅 모로코는

잘 짜여 진 조각보처럼 다채로운 빛깔을 간직한 나라입니다.

삶의 방식과 문화가 아프리카 고유의 색채를 간직하고 있으면서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 유럽의 체취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슬람 문명이 정착하여 뿌리를 내린 곳이고

지리적으로도 지중해와 사하라 사막, 눈 덮인 설산이 어우러져 있어

다양한 문화와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12. 이형권여행3.png


붉은 사막과 형형색색의 향신료, 번잡한 시장과 골목길,

기하학적 문양으로 가득 찬 모스크와 단순한 색감의 도시들

마치 화려하게 직조된 양탄자의 문양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두바이를 경유하여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카사블랑카입니다.

모로코 최대의 항구로 영화 속의 장면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우리는 핫산 2세의 모스크에서 대서양의 일몰을 본 후

깊은 산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마을 쉐프샤우엔을 찾아갑니다.

해발 660m의 산악지대에 자리 잡은 쉐프샤우엔 마을은

그리스 산토리니섬을 연상시키듯 마을 전체가 푸른빛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1400년대 포르투갈의 침략에 대비해 만들어진 이 마을은 초록색 마을이었는데

1930년대 스페인에서 기독교의 박해를 피해 유대인들이 이주해오면서

지중해의 물빛을 닮은 인디고 블루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블루와 화이트가 눈부시게 대비를 이룬 골목길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춰버린 중세풍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블루의 도시 쉐프샤우엔에서 다음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이 길을 잃기 위해 찾아간다는 페스입니다.

대서양과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접해있는 이 땅은

카사블랑카, 마라케시에 이어 모로코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아프리카와 남부 유럽을 연결하는 중계무역으로 발달하였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죽공예와 미로 같은 골목길로 유명합니다.

14세기에 조성된 골목길은 지금도 수백 년 전 모습 그대로

9,000개를 헤아리니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의 도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골목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은 여행자에게

페스는 결코 쉽게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12. 이형권여행5.png

 

어깨 너비보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죽제품을 산더미처럼 짊어진 당나귀를 만나게 되고

그 길의 끝에서 페스의 상징과 같은 탄네리 가죽공장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인도 불가촉민들이 연명하는 빨래터 풍경처럼 감탄을 자아내는데

지금도 비둘기 똥과 소 오줌을 혼합한 천연 매염제를 쓰는 탓에

일찍이 어느 곳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야릇한 냄새와 함께

염색장들의 고달픈 노동이 어우러진 풍경은 처절한 느낌마저 전해줍니다.

 

삶의 열기로 뜨거웠던 페스에서 알프스 휴양지 같은 이프란을 거처

황량한 산자락과 초원지대가 펼쳐지는 유목인들의 마을을 지나서

달빛처럼 스며드는 곳은 우리가 꿈꾸는 모로코의 로망

깊고 고요한 신비를 간직한 사하라 사막입니다.



12. 이형권여행2.png

 

 

불모지란 뜻을 담고 있는 사하라는

본래 초목이 우거졌던 풍요로운 대지였는데

1만년 전 지구의 축이 기울면서 열사의 땅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바위마저 부셔버리는 뜨거운 태양과 거친 바람만이 들끓어

인간이 범할 수 없는 고독한 존재로 살아온 것입니다.

모래와 바람이 빚어낸 밀애의 흔적 같은 사막의 풍경들

그 풍경 너머로 절대고독을 간직한 태양이 저물어 갈 때면

사막은 자연 그대로 제단이 되어서 머리 조아리게 합니다.

인생이 어쩌면 막막한 사막을 건너야 하는 것처럼 갈급한 것이기에

그 열망의 끝에 서보기 위해 사하라를 동경했는지 모릅니다.

일몰의 빛이 스러지고 사막의 푸른 밤이 찾아오면

낙타몰이꾼이 연주하는 북소리에 맞춰 사막의 별들이 쏟아집니다.

거대한 모래언덕이 펼쳐내는 비밀스러운 무늬처럼

세상에서의 일들을 잊고 어둠속에 침잠해봅니다.

 

모래바다에 쏟아지는 사하라의 일출을 감상한 후 길을 나서

세계의 절경으로 꼽히는 협곡지대 다데스를 지나고

사막위에 우뚝 솟은 황토빛 성채도시 아이트벤하두로 갑니다.

이곳은 마르케쉬를 왕래하던 대상들의 무역로에 위치한 도시로

이민족의 잦은 침입에 대비해 진흙으로 건설된 요새도시입니다.

이런 성채도시를 아랍어로 카스바라 부르는데

모로코의 중부 아틀라스산맥 주변에는 이런 카스바가 즐비해

아라비아의 로렌스, 글래디에디터 같은 영화 속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단조로운 색감으로 황량하기 그지없는 카스바의 여로를 지나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제마엘프나 광장이 있는 마라케쉬입니다.

 

12. 이형권여행.png


이 도시는 온통 적갈색의 건물로 채워져 있는데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와 중동, 기독교와 이슬람,

모든 인종과 문명이 혼합되어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곳입니다.

특히 젤마엘프나 광장은 세상의 모든 물건과 인종이 모여들어

밤마다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모로코의 뜨거운 심장이라 불립니다.

축제의 광장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시 카사블랑카를 거처

사막과 바다위에 건설된 마천루의 도시 두바이에서

하룻밤의 달콤한 휴식으로 여행의 피로를 씻고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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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권:여행가, 시인

<이형권은 다음카페 무심재(http://cafe.daum.net/moosimjae)를 운영하면서 회원들과 함께 국내외 문화여행을 수백 회 답사한 방랑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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