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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 새삼의 다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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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환경

콩과 새삼의 다른 삶

콩과 새삼의 다른 삶

 

 

속담에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막무가내로 대들면 해볼 수 없다는 얘긴데 요사이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그 말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 비리(非理)가 되고 그것이 모이면 적폐(積弊)가 된다.

 

합심과 협력이 모여 만들어낸 우리나라의 발전

 

유신시대 재학 중 강제신검을 받아 본 나로서는 용기와 열정으로 운동권을 이끌며 독재와 맞서는 동료나 후배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들이 리더가 되어잇는 작금(昨今)의 우리 사회를 보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입만 열면 부정과 비리를 탓하고 적폐청산을 외치는 그들이 자신이나 그들 집단의 일에는 전혀 다른 짓을 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작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어쩌면 그들도 이전의 ‘문고리 3인방’처럼 지금 누리는 권력이 그들이 쟁취한 전리품이라 여기는 걸까? 그들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거의 막강한 권력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뒤를 받쳐준 많은 동료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것과, 자원도 없고 재원도 없는 조그만 나라가 불과 몇 십년 사이에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권력과는 거리가 먼 무수한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합심과 협력이 모인 결과라는 것이다.

연극은 시간이 지나면 막이 내린다. 그러나 무대는 연극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대 위에서 춤추는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대를 떠받치고 있는 무수한 서민들의 피땀과 정성으로 이 나라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며, 그들의 실망과 분노가 선을 넘으면 이 무대는 물가의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서민들은 큰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기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애쓴 만큼 보람이 있길 바라며,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즉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 나라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이 사회를 뒤덮고 있는 불신(不信)의 풍조가 사라지고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콩-내용.jpg

 

새삼이 아무리 거창하고 그럴듯해 보여도 콩이 없으면 살 수 없어

 

콩 종류에 기생하는 새삼이란 식물이 있다. 제 뿌리가 없어 스스로 벌어 먹지 못하고 콩에 붙어 양분을 섭취하며 살아가는데 세력이 강하고 성장속도가 빨라서, 한창 자라고 있을 때에는 콩을 덮어 누르며 왕성히 자라므로, 온 밭이 새삼의 것이 될 듯 싶고, 언뜻 보면 밭의 주인이 될 것처럼 보인다. 새삼이 아무리 거창하고 그럴듯해 보여도 콩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이고, 진짜 주인은 콩인 것이니 농부가 콩밭에 와서 새삼을 발견하는 순간 곧바로 제거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그럴 듯해서 새삼이 콩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상 일의 일치도 이와 같다. 아무리 억지를 부리고 힘으로 밀어붙여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지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히기 마련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운 좋게 힘을 가지게 되고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가 된 사람들이 지녀야 할 첫 번째 덕목은 염치(廉恥)와 정직(正直)이다. 권력이나 부를 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그 힘을 좋은 일에,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하는 일에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분수를 지키며 겸손하게, 진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연극을 하고 나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올 수 있다.

권력이나 금력의 힘에 취해 오기와 과욕을 부리며 그들 기분대로 연극을 망치면 제대로 공연도 못하고 쫓겨나기 십상이고 앞으로는 아무도 그들의 연극을 보려하지 않는다. 부디 초심으로 돌아가 주어진 배역들을 제대로 연기하되 관중이 원하지 않으면 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콩-인물.jpg

김 병 운

서울대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농학박사,

한국원예학회장 역임,

목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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